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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경학회, ‘용산공원의 온전한 완성 촉구’ 성명 발표

120년 만에 돌아오는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정책에 반대

2026-08-24 15:35 출처: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학회 로고

서울--(뉴스와이어)--한국조경학회는 24일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 20주년을 맞아 온전한 국가공원의 완성을 촉구하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용산공원의 온전한 완성을 촉구한다

120년 만에 돌아오는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정책에 반대하며

용산공원은 지금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소중한 자산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새로 열릴 80만 평의 녹지공원은 생각만 해도 가슴을 부풀게 만듭니다.

시민 누구나 차표 한 장 들고 부담 없이 찾아와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민의 마당이 될 것입니다.

- 2006년 8월 24일, 노무현 대통령의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 연설문 중에서 -

최근 정부는 수도권 ‘23만호+α’ 주택 공급과 착공 기간 단축을 앞세운 ‘8·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며,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라는 20년의 사회적 약속을 뒤로한 채, 용산공원 부지에 신속한 주택 공급 구상을 강행하고 있다.

한국조경학회는 용산기지 공원화 구상(2005),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 관리(2009),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2011, 2014, 2021),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관리(2012), 용산공원 조성계획안 공론화 및 국민소통 네트워크 구축(2019), 용산 미군기지 임시활용 방안 연구(2019), 용산공원 조성계획 기초 자료 구축(2020) 등 일련의 계획을 이끌어왔다.

한국조경학회는 정부의 급격한 공급 속도전을 아래의 다섯 가지 이유로 강력히 반대한다. ‘용산공원조성특별법’까지 개정해 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을 철회하고 용산공원의 온전한 완성을 위해 전력을 다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1. 용산공원은 치유가 필요한 역사적 공간이다

용산공원 부지는 식민과 분단, 전쟁과 냉전으로 이어진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가 고스란히 쌓인 땅이다. 고려 말에는 몽골군의 병참기지, 임진왜란 때는 왜군의 보급기지가 자리했다. 임오군란 뒤에는 청군이 주둔했고, 러일전쟁이 끝난 뒤부터는 일본군의 본거지로 쓰였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는 미군이 점유한 한국 속의 미국 영토, 우리 지도에서 삭제된 땅이다. 을사늑약 이후 120년 만에 우리 품으로 귀환하고 있는 용산공원 부지는 빈 땅이 아니다. 눈앞의 부동산 문제만 보고 ‘물량’과 ‘속도’를 앞세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는 정책은 근시안적 포퓰리즘이다. 용산공원의 온전한 완성을 통해 이 땅의 상흔을 치유하고 회복해야 한다.

2. 용산공원은 기후 위기에 맞서는 핵심 생태-기후 인프라다

용산공원은 인류세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생태적 방어선이자 기후 인프라다. 여의도 전체 면적보다 큰 300만㎡의 대형 공원을 통해 남산과 용산공원, 한강을 연결하는 서울의 광역 도시생태축을 완성할 수 있다. 용산공원은 군사기지로 단절되고 왜곡된 서울의 도시 구조와 생태계를 교정할 매개체이자 탄소중립의 실천 장이며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개발하지 않은 빈 땅이 아니라, 개발하지 않기로 한 약속의 땅이다.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시민의 건강을 위해, 자연과 인간의 생태적 공생을 위해 미래 세대에게 남겨야 할 소중한 자산을 일방적인 부동산 개발 논리에 내주는 것은 졸속 정책이 아닐 수 없다.

3. 용산공원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낸 국가 과제다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는 오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이뤄낸 국가 과제다. 1990년 기지 이전에 관한 한미 양해각서 체결 이후 부동산 개발론과 공원 조성론이 팽팽히 맞섰으나, 2003년 노무현-부시 대통령의 기지 이전 정식 합의를 기점으로 공론은 ‘용산공원’으로 수렴됐다. 참여정부는 2006년 ‘용산기지 공원화’를 선포하고, 2007년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제정했다. ‘본체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할 수 없다’는 특별법 제4조 제2항은 이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2011, 2014, 2021, 2022, 2024)은 용산공원의 비전을 ‘자연과 문화, 역사와 미래가 어우러지는 열린 국가공원’으로 제시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2012)와 ‘용산공원 기본설계 및 공원조성계획’(2012-2018) 등 다각적 계획을 통해 공원의 밑그림이 마련됐다. 기지 반환은 계속 지연됐지만 국가공원 계획은 지난 20년간 한 걸음씩 나아갔다. 이러한 약속과 실천을 ‘아파트공화국’의 부동산 논리 앞에 한 순간에 저버려서는 안 된다.

4.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본체부지 ‘전체’의 반환이 완료돼야 토양 오염 조사와 정화에 착수할 수 있다.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공원 완공에는 ‘N(반환 완료 시점)+7년’이 걸린다. 2017년 미8군 사령부의 평택 이전 이후 부분 반환이 시작했으나, 기지 전체의 31.5%(2024년 12월 현재)만 반환됐다. 아파트 공급 유력지로 거론된 ‘용산어린이정원’(임시 개방·활용)은 부분 반환된 부지에 속하지만, 기지 전체가 반환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언제일지 불투명한 N년이 되기 전에는 공원을 만들 수도, 아파트를 지을 수도 없다. 현 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도 착공조차 할 수 없다. 또 다른 후보지로 언급되는 ‘방위사업청’과 ‘군인아파트’ 부지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용산공원조성지구에 신규 편입된 곳으로, 부지 반환과 무관한 우리 정부 소유의 땅이다. 그러나 용산공원 내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이곳에 초고층 초고밀 아파트를 지으면 남산과 해방촌 용산공원을 잇는 녹지축이 무산되고 남산 경관도 가로막힌다. 신속한 주택 공급이 목표라면, 용산 어린이정원은 물론 공원 전체의 어느 곳도 적절한 후보지가 아니다. 2040년에야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로 현재의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신속한 주택 공급이 아니라, 미군기지 전체의 반환 시점을 앞당기는 적극적 노력이다.

5.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지어도 실질적 공급 효과는 미미하다

설령 10년 안에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 파장과 환경적 파국에 비해 물량 면에서 실질적 공급 효과는 거의 없다. 약 30만㎡(공원 전체의 10%)의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에 2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정부의 제안은 실현 불가능에 가깝다. 서울 최대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는 대지 면적 34만6000㎡에 높이 110m의 35층 건물 84개동, 용적률 286%로 건설됐지만, 9510가구를 수용한다. 주택 공급 부지를 60만㎡(공원 전체의 20%)로 늘리고 용적률을 1000%로 높여 6만 가구를 넣겠다는 안도 거론되지만, 이런 구상이 실현된다면 서울 한복판의 도시 조직과 경관 구조, 교통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갖은 난관을 뚫고 2040년에나 공급될 주택이 결국 5000가구 정도라면 강행할 이유가 없다. 물량과 속도, 효과 면에서 적절한 다른 후보지를 찾는 게 지금 정부가 할 일이다.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 20주년을 맞은, 2026년 8월 24일

한국조경학회

회장 배정한(서울대), 수석부회장 안승홍(한경국립대), 교육부회장 김아연(서울시립대), 학술부회장 박희성(서울시립대), 기획부회장 민병욱(경희대), 연구부회장 엄정희(경북대), 국제부회장 김정윤(하버드대), 정책부회장 서영애(기술사사무소 이수), 커뮤니케이션부회장 박재민(청주대), 기술부회장 오창송(순천대), 대외협력부회장 정엽(삼성물산), 재정부회장 오화식(사람과나무)

한국조경학회 소개

산업혁명으로 공공 공간의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근대조경의 태동이 시작됐다. 한국조경학회는 우리나라에서 기존의 다른 기술분야보다 출발이 늦은 탓에 전문적 독자성을 확보하고자 근 50여 년간 노력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학계와 업계 모두 하나가 돼 대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 조경분야에 뜻을 두고 있는 후학들이 창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다지고자 설립됐다. 본 학회에서는 학술관련사업으로 학회지 및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학술발표사업도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국제교류를 통한 학문적 정보 교환과 실무에서 필요한 기술 정보를 조경인들이 습득하도록 가교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총회 및 학술논문발표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회원들에게 학술 발표의 장을 제공하면서, 회원 상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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