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이종호 교수, 전기정보공학부 김재준 교수, 전기정보공학부 이경민 박사과정, 전기정보공학부 유상우 박사과정, 첨단융합학부 정규원 교수, 전기정보공학부 박진우 박사, 전기정보공학부 구륜한 박사후연구원, 전기정보공학부 신훈희 박사과정
서울--(뉴스와이어)--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전기정보공학부 이종호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 이끄는 연구팀이 차세대 반도체의 비전을 제시한 연구로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기술 학회 ‘IEEE IEDM(International Electron Devices Meeting) 2025’에서 총 3편의 논문이 채택되는 쾌거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초저전력 메모리 소자 △하드웨어 기반 보안 반도체 △지능형 가스센서 시스템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핵심 분야를 포괄하며, 소재·소자·시스템 등 전 영역에 걸친 융합 연구의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 배경
최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첨단 산업의 확산으로 저전력·고신뢰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반도체는 전력 소모가 크거나 보안성이 낮고, 실제 환경에서의 감지 능력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나선 이종호 교수 연구팀은 △전력 효율이 뛰어난 비휘발성 메모리 △복제가 불가능한 보안 칩 △복합 환경에서도 선택적으로 가스를 인식하는 센서 시스템 등 실용성이 높은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해당 연구 논문 3편이 IEEE IEDM에서 채택됐다.
이번 논문에 각각 실린 △저전력 신경모방을 위한 핵심 소자 기술 △반도체 소자의 고유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보안기술 △저전력 고성능 센서 기술은 향후 미래 통합 인공지능 시스템의 큰 주춧돌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성과
이 교수팀은 첫 번째 연구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비휘발성 메모리 중 하나인 강유전체 메모리의 혁신을 선보였다. 강유전성 물질인 헤프늄-지르코늄 복합산화물(HfZrO2)의 주변 박막에 의사격자(pseudomorphic)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분극 특성과 낮은 구동전압을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초저전력 메모리와 새로운 인공지능 컴퓨팅 방식인 뉴로모픽 하드웨어의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또 다른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중 하나인 자기터널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 MTJ)을 활용해 물리 복제 방지 기능(PUF) 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구진은 소자의 붕괴 확률 특성을 이용해 복제가 불가능한 하드웨어 보안 키를 안정적으로 생성 및 은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고온 환경에서도 신뢰성을 유지하는 이 보안 키는 보안성 높은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 교수팀은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정규원 교수팀과 공동 수행한 세 번째 연구에서 가스센서와 회로를 한 칩에 집적한 혼합 가스 판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연구진은 독창적인 ‘자기상쇄(Self-Cancellation)’ 회로 구조를 저전력 센서에 적용해 초소형/초저전력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외부 신호처리 없이도 혼합 가스 내에서 표적 가스를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이 시스템은 실제 시연에서 계란의 부패 정도를 실시간 감지하는 응용 사례를 보였다.
기대 효과
세 기술은 모두 기존 CMOS 반도체 공정과 호환되는 강점 덕분에 상용화에 용이하다. 예를 들어 초저전력 메모리는 저전력 AI·뉴로모픽 칩 개발에, 보안 반도체 기술은 스마트폰·자동차·IoT 기기 등의 인증 및 암호화에, 지능형 센서 기술은 휴대기기 및 식품·환경·의료·산업 안전 분야 시스템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저전력·고보안·고지능 반도체 구현의 기반을 마련한 이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국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진 의견
이종호 교수는 “이번 연구들은 반도체의 소재, 소자, 회로, 시스템을 아우르는 융합적 접근의 결과로, AI·보안·센서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국내 기술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초 소재 연구에서 상용 공정 기반의 실증까지 연결된 이번 성과가 향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실용화로 이어지도록 앞으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 진로
첫 번째 연구의 주저자인 유상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재직 중 학위연수(박사과정), 두 번째 연구의 주저자인 이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재직 중 학술연수(박사과정)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재학 중이다.
또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연구의 주저자인 구륜한 연구원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후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 번째 연구의 주저자인 신훈희 연구원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 석사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다. 같은 연구의 주저자인 박진우 연구원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후 삼성전자에서 근무 중이다.